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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향유 풀무학교 입학

by 박종관 2017. 3. 3.


향유가 풀무학생이 되었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20년전부터 내가 자식을 낳으면 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었던 학교였다.
어느덧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진짜 풀무학교에 들어갔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게 있어서 이장의 꿈에 이어 두번째 이루어진 꿈인듯싶어 감사할따름이다.

떠나기전... 마을에서 글쓰기 모임을 했었던 가족들이 모여서 향유에게 덕담과 격려를 많이 해주었다.
동네 아저씨, 아줌마의 눈으로 비친 향유의 모습들을 이야기 해주고...
동네 동생으로서 떠나보내는 마음을 고백하고...
엄마, 아빠로서 편지글도 읽어주었다.

이런 이모, 아저씨, 동네 친구, 동생들을 가진 향유는 이미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입학식이 되니... 이제 진짜 딸을 떠나보내는구나 싶었다.

향유도 지금까지 홈스쿨을 하면서도 너무너무 오고싶어했던 학교인지라... 합격 소식을 접한 몇달전부터 거의 흥분상태로 날짜를 꼽으며 살았었다.

입학식을 마치고 서운한 엄마의 마음도 아랑곳없이 친구들의 품속으로 쿨하게 사라지는 모습을 보니...
3년간 잘살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헤어지고, 홍성에서 상주로 돌아오는 길...
생각보다 선린이가 많이 서운해하고 훌쩍훌쩍 운다.
그렇게 같이 놀아주지 않던 인색한(?)언니와 헤어져 산다는게 나름 크게 와닿나보다.

"언니는 우리랑 헤어져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야... 선린이가 많이 기도해줘~ "



사랑하는 딸 향유에게

이제 내일 모레면 풀무학교 입학을 하는구나.

풀무 합격 이후로 집을 떠난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몇일전 풀무 예비학교에야 가서야 내 딸이 진짜 떠나는구나하는 실감이 나더라.

지금까지 가정안에서만 살다가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너의 모습을 보며 아빠로서 응원과 격려 보내고 싶다.

이따금 주위 사람에게 딸자식 멀리 보내는게 걱정은 안돼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아빠는 사실 아무런 걱정이 안된다.
무관심이 아니라 아빠는 우리 향유가 어디에 가든지 잘 살것이라는 믿음이 있단다.

너의 이름처럼 향기를 내품으며 이웃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될수 있을 거야.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나눌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결국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 될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나름 사회 생활인데 어려움도 많겠지...
오히려 아빠는 너가 겨우 감당할수 있을 만큼의 어려움도 많이 마주치길 바란다.
그 속에서 고독해하고, 서럽기도 하고, 절망도 하고...
그 절망의 깊이만큼, 그 고민의 폭만큼 사람은 성장하고 성숙할수 있다고 믿는다.
그때서야 그냥 엄마,아빠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 인생의 동무로서 다시 내 딸과 만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드네...

아참... 생각해보니 걱정되는건 하나는 있네...
사람이 느린것까진 괜찮은데... 미루거나 게으르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같이 살면서 생활속에서 보면... 향유가 지나간 자리에 전등불이건, 쓰레기건, 자기흔적이 남는게 많이 있어서 걱정이 된다. 설마 풀무학교에까지 가서 그 혼돈의 책상과 방구석을 재현시키지는 않겠지~

사소하지만 그 흔적들은 결국 주위사람들에게 짐을 내주는 것들이라 항상 조심하면 좋겠다.
아빠가 살아보니, 고매한 성품보다 어쩌면 생활속의 사소한 습관들이 더 중요할때가 많더라.

너가 요즘 풀무생활에 기대하고 가슴이 뛰는것처럼, 아빠도 가슴이 뛴다.
한해 한해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하는 모습을 볼수 있을것이란 생각에 말이지...

집에서 누리지 못했던 많은것들.. 마음껏 누리고...
새로만나는 친구들과 선배들과 선생님들과의 관계에서 많이 사랑하고.. 많이 다투고.. 많이 행복해하고... 많이 절망도 하고...

무엇보다... 너가 너의 몸을 아니 너의 몸도 사랑해주고, 배려해주고...

잘 할거야... 이젠 멀리서 응원하고, 기도하는 아빠가 되련다.

사랑한다. 향유야~ ^^

2017년 향유 입학을 앞두고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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