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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농사일기

도장지는 도적지

by 박종관 2017. 12. 20.
한겨울이지만,  한낮에 틈틈히 포도나무 전지를 하고 있다.

화려한 열매와 푸르른 잎을 다 떨구고 이제 앙상한 가지들만 남은 포도나무를 바라본다.
남아 있는 가지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나무의 당해년도 생육과정이 그대로 여과없이 보인다.

한나무 안에서도 가지들중에 유달리 혼자 클려고 욕심부렸던 가지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도장지'라고 부르는데, 혼자 커지고 두꺼워지면서 다른 가지들에게 갈 영양분을 저 혼자 독식한다.
옛부터 '도장지'는 '도적지'라는 말이 있다.

농부의 역할은 생육과정중에 계속적으로 혼자튀는 도장지를 적절히 제어 억제하면서, 다른 가지들과 함께 균형을 맞춰 클수 있게끔 조절하는데 있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약한 가지들은 송이를 덜어준다든지 짐을 덜어주어서 성장을 북돋아 주어야한다.

포도나무 한그루안에 우리네 인생사가 고스란히 겹쳐진다.
독식하는 도장지도 보이고,
자신의 송이를 힘겨워하는 약한 가지도 보인다.

농사가 단순 반복작업의 영역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여러가지 묘미가 있는것같다.

오늘. 농사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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