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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 이야기

마을 자전거 한바퀴

by 박종관 2020. 11. 16.

*이장일기*
오늘 정양리 자전거 모임을 처음 가져봤다.
마을의 자전거 전문가 범석씨와 철호형 두분의 인도로 십여명이 모여서 자전거 관리요령. 운전요령을 숙지하고, 마을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아이들이랑 어른들이랑 같이 함께 마을을 누벼보는것도 좋았고...
그리고 자전거로 일렬종대로 우루루 몰려다니니 마치 오토바이 폭주족이 된듯한 느낌도 들어서 재미있고 색달랐다.^^

한낮에 마을길, 농로길을 우루루 몰려다니다가 들판에서 일하시는 마을분들 만나면 큰목소리로 인사하며 외쳤다.
"수고하세요~ 노는것도 좋네요~^^"
뻔뻔하게 인사는 했지만,,, 아직은 추워지기전까진 농사일 할일도 많은 마을 분위기인데, 이장이 한량이처럼 애들이랑 노닥거리는 모습이 좀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한편의 생각도 스쳐지나간다.


성실 근면의 농촌의 노동문화에 누가 되지 않게 하고 싶지만... 한편으론 농촌도 '일'만 있지 않고, '쉼'과 '어울림'도 있다는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모든 농촌이 그렇지는 않지만, 지역 특산품이 있거나 소득작목이 있는 특히 우리같은 지역은 너무 지나치게 '근면 성실'하다.
우리 지역 이야기를 살짝 더 해보면...
샤인머스켓 청포도의 광풍같은 인기로 더불어 지역 소득이 높아진것은 참 감사한 일이지만, 그덕에 농한기도 사라진, 언제나 농번기로 살아가는 지역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나는 햇갈릴때가 많다.
복에 겨운 타령일까...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하게 나중에 이야기 나누고 싶다.

아무튼 그 결과...
빛이 밝음만을 주면 좋으련만... 그림자도 드리운다.
그리고 우리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일터인 농터에서 소득을 만들어내고, 쉼과 여가는 삶터를 벗어나 맛있는것, 즐거운것, 볼만한것을 다른곳에서 소비를 통해서 얻어낸다.
이전엔 마을은 일터이자 삶터이고 쉼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은 일터의 의미만 점점 남게 되고 다른 삶의 가치는 다른 곳에서 소비하는 추세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로 마을을 누빈것은 표면적으로는 마을 동아리 활동의 한 부분이면서도...
이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우리 마을과 지역을 향한 나름의 소심한 항거(?) 의식이다. ㅎㅎ

이러한 소심한 항거는 계속 해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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