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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헤어짐과 만남

by 유기농 박종관 2021. 10. 15.

내일 황간역 1053분 무궁화호 경부선 기차...
난 내일 황간역에 나가서 한 청년을 떠나보내고, 또 다른 청년을 맞이하게 된다.
시간을 서로 정한 것이 아닌데 참 묘한 일이다.

지난 3년간 우리 마을과 모동에서 지역살이를 했던 한 여청년이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워낙 낯가리는 성격에 은둔형(?)이였던 친구였지만, 청년빵집에서 빵을 굽기도 했었고, 모동마을학교 돌봄교사로 2년간 열정을 다해준 친구이다. 폭넓게 사람들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자기만의 보폭으로 깊이있게 관계들을 만들어오고 자기 신념과 가치를 중요시 여기며 자기색을 강하게 가지고 살았던 친구이다.

우리 부부는 지난 3년동안 멘토로서, 보호자 비스므리한 이웃으로서 같이 해왔다. 주거, 일자리, 관계 등등 도시아가씨가 투박한 농촌살이에 잘 정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해왔다.
함께한 3년의 시간이 가볍진 않은가 보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에 누구보다도 아쉽고 안타깝다.

그렇지만, 본인의 고백대로 이곳 농촌에서 3년의 시간이 본인이 성장할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였단다.
고생도 많았고, 힘든일도 많았는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생태적인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몸의 훈련을 가지고 간단다.
고맙다.
지금은 사정상 도시로 돌아가지만, 언제든 돌아온다면 1순위라고 당부당부한다. 미련인진 모르겠지만, 마침표 보다는 쉼표로 가지고 가고 싶다.

요 몇일 바쁜 농번기임에도 함께 늦은밤까지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내일 황간역으로 마지막 배웅을 나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일 그 기차로 서울에서 청년둘이 내려온다. 서울 청년 커플인데 우리 마을 정착을 결정 조율하러 내려오는 것이다.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너무나도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될것같다. 같은 시간 같은 기차로 한 청년을 떠나보내고, 한 청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번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진행한 청년학교로 인연이 된 친구인데, 이전 두 번의 만남으로 일단 우리 마을로 귀농귀촌을 거의 마음을 굳힌 친구이다. 짝궁이랑 함께 내려와서 구체적으로 주거공간과 지역일자리 등등을 조율하러 내려온다.
당연히 이야기가 잘되서 젊은 청년 커플이 우리 마을, 우리지역에 잘 정착하기를 기대해본다.

아쉬움과 섭섭함.. 그리고 새로운 기대가 뒤섞여 있는 밤...

인생은 오묘하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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