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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 이야기

돈안되는일. 돈주고도 못하는 일

by 박종관 2016. 3. 8.
어제 도서관 운영을 하지 않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도서관을 끼고 분주했던 날입니다.

열네다섯정도 되는 사람들이 집에서 쌀이랑 반찬들까지 서로 싸와서 밥해먹으며 책 라벨작업하고, 개관식 초대장 만들고, 방방곳곳 포스터 붙이고, 도서관 안팎으로 수리 및 공사를 했습니다.
지난 겨울은 도서관에서 거의 이렇게 살은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도서관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위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중에 ‘돈되는 일도 아닌데...’ 였습니다.
정말 누구 말마따나 돈되는 일도 아닌데, 삼삼오오 모이던 사람들이 자기 시간쓰고, 돈써가면서 이토록 마음을 모아주고, 몸을 모아줄까... 그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중모지역에 포도에 전력투구하는 삶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감격스러웠습니다.

나이 사오십 먹고 세상물정 다 아는 나이들인데...
무엇이 자기에게 유리하고, 득이 되는지 다 아는 나이들인데...
정말 바보같이... 궂은 일은 오히려 본인들이 더 하려고 덤벼드는 이 무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앞에서 표현은 못했지만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특기들을 아낌없이 쏟아내주는 그 모습들에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존경스러웠습니다.

어제는 사실 제가 살짝 지쳤었습니다.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하는 스쳐가는 의문앞에 마음에 힘빠질려 하는차에... 저 고마운 바보님들의 열기어린 모습을 보는순간 정신이 버뜩 났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우리가 하는일은 돈안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돈 주고도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러분들과 함께 이 일을 하는 것이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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