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말을 서류에 쌓여서 보내고 있다.
마을과 도서관, 마을학교, 청소년카페 , 기타 등등...
연말 보고서 및 정산 보고서.. 기타 등등
나만이 아니라 내 짝궁도 옆에 책상에서 마을학교 정산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집 거실인지 어디 시민단체 사무실인지... 원래 정리도 못하고 살지만, 12월 내내 온통 책상위부터 마루바닥까지 서류더미다.
내가 좋아서 한 일들이고, 내가 선택한 일들이여서 누구를 탓할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피폐해지는 이 마음을 어찌하리요~
내 경험상 공동체사업이나 문화 복지와 관련된 국비사업이나 지자체 사업의 열의 아홉은 활동가의 인건비가 없다.
사업 취지에 맞는 강사비, 재료비, 식비나 간식비, 약간의 운영비 등은 예산을 잡을수 있지만,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결과 정리하고 정산하는 인건비는 포함되지 못한다.
비영리사업임에도 어쩔때는 자부담까지 요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불만없이 왔었고, 오히려 나는 '순수한 열정으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어'라는 자부심으로 온것 같다.
그렇지만 요즘 다시 생각되는 몇가지...
하나.. 행정에서는 아직도 필요이상의 과도한 증빙자료를 요구한다. 또한 숫자로 된 구체적 실적을 중요시여긴다. 명칭만 다르고 똑같이 뗘다 붙혀야 하는 서류도 많고.. 정량화 할수 없는 것들을 숫자로 억지로 표기하려다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뭘하고 있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둘. 이러한 방식이 지속가능한 방법일까 하는 고민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자부심을 느낄일은 분명한데, 눈에 보이는 보상이 없는 이런 일에 주변에 누구에게 권하거나 같이 하자고 말하기가 어렵다. 내가 빠진 수렁텅이(?)에 같이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내 인덕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더 지역에서 같이 일할 사람들을 못 찾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의 기대치와 요구는 점점 커지고, 나도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 요구에 부응하려고 일은 점점 많아지고, 함께 할 사람이 귀하니 일인다역으로 해결해야하고, 그러니 지쳐가고... 악순환이다.
셋. 지친다. 이것이 가장 무섭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지친다.
내가 꿈꾸는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간다는것에 여전히 가슴은 뛰는데... 문제는 지친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을 만나고 준비하면서 두려움이 먼저 앞서게 된다.
정말 내 마음을 잘 살펴야 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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