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은 저희 집 큰딸 향유가 올해 포도 인사말로 쓴 글입니다.
글을 읽고나서 아빠로서 아이 앞에서는 울진 못했지만, 마음이 얼마나 뭉클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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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향유포도농장의 첫째 딸 향유입니다.
제 꿈은 농부가 아닙니다.
아직 이거다 하고 정해진 꿈은 없지만 하고 싶은 것은 많았고
농사는 하고 싶은 것에 밀려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너무 고생하시는 모습을 봐서 그럴까요..
힘든 농사를 짓고 싶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또 농부가 되기 싫은 것은 아닙니다.
이것도 부모님이 고생하시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런 걸까요.
열심히 일구어 만든 땅인데 저와 선린이가 농부가 될 마음이 없으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팔리겠죠.
그건 또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농사도 할 수 있는데까지 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올 봄에 포도묘목을 심다가 포도밭의 흙을 봤는데 너무 푹신푹신하고 촉촉한게 정말 좋은 땅 같았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던 것을 보상받는 느낌..? 물론 제가 고생한건 아니지만요.
흙에 대해서 설명하시는 아빠의 모습이 굉장히 뿌듯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밭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아빠가 저번에 일본을 다녀온 뒤 땅을 꼭 자식에게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젊은이에게도 물려 줄 수 있겠다고 말씀 하신게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내가 농사를 안 지으면 다른 사람에게 팔겠지, 그럼 지금까지 노력이 헛수고가 되잖아 그러니까 내가 농사를 지어야지’ 라고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였습니다. 저나 선린이가 농사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땅을 물려받을수도 있단 말입니다.
저는 욕심이 많나봅니다. 다른 사람이 땅을 물려받는다니까 배도 아프고 뭔가 뺏기는 것 같은 위기의식이 들었습니다.
물려준다는 것과 판다는 것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진지하게 장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을 대략 말하자면 10대에서 20대 후반까지는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살다가 30대쯤에 멋진 신랑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을려고 합니다.^^
늘 그랬지만 올해도 역시 저희 가족이 열심히 농사지은 포도입니다.
www.hyangyou.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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